연상호 [지옥2] 첫 기자 후기 (대호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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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6 13:02
다 미쳤네요, ‘지옥2’[한현정의 직구리뷰]
과유불급의 유혹을 이겨내고 다다익선을 이뤄냈다. 유독 시리즈물이 쏟아지고 있는 가운데 올해 처음 만난 ‘형보다 나은 아우’다. 기존 캐릭터와 새로운 캐릭터, 장르적 쾌감에 스토리텔링까지 모두 살렸다. 아니 업그레이드 됐다. 연상호 감독의 ‘지옥’ 시즌2다.
‘지옥’ 시즌2가 제29회 부산국제영화제 온 스크린 섹션 공식 초청된 가운데 1,2,3부가 최초 공개됐다. 유아인의 바통을 이어 받은 김성철은 우려를 깨부쉈고, 파격 비주얼로 일찌감치 화제를 모았던 문근영은 예상을 깨버렸다. 극 중 세상과 캐릭터와 이를 지켜보는 관객도 혼란의 연속. 그런데 계속 빠지고 싶은 마성의 매력이다.
작품은 계속되는 지옥행 고지로 더욱 혼란스러워진 세상, 갑작스레 부활한 새진리회 정진수 의장(김성철)과 박정자(김신록)를 둘러싸고 소도의 민혜진 변호사(낌현주)와 새진리회, 화살촉 세력이 새롭게 얽히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는다. 지진이나 천재지변관 다른 사상적 재난의 향연이 펼쳐진다. 서로 다른 비범한 사상을 가진 인물들의 댄혼돈 서바이벌.
김성철은 전작에서 유아인이 연기한 정진수 의장을 맡는다. 전작의 바통을 이어받아 자신의 것으로 자연스럽게 물흐르듯 녹여낸다. 과하지도 모자름도 오글거림도 없다. 이어지듯 전혀 다른, 그러나 놀라울 정도로 이질감이 없는 그냥, 또, ‘정진수’다. 부드러운듯 보다 단단하고 직구의 에너지다. 가장 두려웠던 걸 무한 반복하며 마침내 되돌아온 부활자답게 카리스마는 더 강력해졌다.
또 다른 부활자의 김신록은 아예 다시 태어난 것 같다. 완전 다른 사람이다. 그것이 또 새롭고 흥미를 유발한다. 여전히 뜨거운 그 모성이 이번에도 그녀를 광기에 휩싸이게 한다. 그럼에도 그 표현력은 완전히 다른 결이다. 또 한 번 매료될 수밖에 없는 몰입감을 선사한다.
확고해진 신념의 김현주는 더 멋지고도 묵직해졌다. 등장씬부터 기가 막힌다. 카체이싱 등 화려한 액션도 노련하게 소화한다.
정부의 시스템을 표현하는 문소리는 차갑다. 권력가라기보단 이성적이고 현실적이다. 혼란의 사회에서 새진리회도 소도도, 화살촉도 제 손바닥 안인 그런 사람. ‘어떻게 살 것인가’를 논할 수준이 아니기에 ‘그저 살기 위한’ 최소한의 질서를 잡고자 하는 인물이다.
그리고 1,2,3 부의 꽃, 바로 광신도로 파격 변신한 문근영과 그의 남편으로 멜로와 스릴러를 제 맘대로 오고가는 임성재다.
이들은 섬세한 스토리텔링으로 조화롭게 앙상블을 이룬다. 화려한 CG와 개성갑 비주얼, 비장하고도 감각적인 배경음악 등 무기들도 강력하다. 장르적 쾌감을 극대화시키면서도 세계관은 더 깊어졌고, 이야기는 전작보다 더 흥미롭다. 아직 4,5,6 부가 공개되지 않아 전체 완성도와 궁극적 메시지에 대해서는 단언할 수 없지만 충분히 신뢰하고 기대할만 하다. 가히 다작하며 울고 또 울었던 ‘연상호 유니버스’의 완전한 부활이다.
남은 이야기는 오는 25일 공개된다. 단언컨대, ‘기생수 : 더 그레이’를 잇는 올해 넷플릭스 최고의 흥행 K시리즈가 될 것 같다. (‘오징어 게임’ 시즌2는 열외) 왜 올해 부산국제영화제의 주인공이 넷플릭스가 됐는지를 입증한다.
10월 25일 공개. 청소년관람불가. 총 6부작.